이미지 출처 : Niels-Linneberg
박웅현님의 여덟단어.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 이런 주제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아이디어나 생각의 발상에 아!! 맞아~ 하면서 감탄했던 부분들이 많았다. 그걸 글로 잘 풀어내서 공감하게 만드는 능력. 나한테 없는 부러운 능력이다.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책 중에 한권이고 '소통'에서 의미있게 다가온 글들을 발췌해 본다.
회의실에 100년 차가 들어간다고 말을 합니다. 보편타당한 경력의 그만그만한 몇 명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25년 차 카피라이터인 저와 17년 차 아트디렉터와 15년 차 후배 카피라이터 등 그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의 경력을 합치면 100년 차 경력의 광고인이 들어간다고요.
일주일에도 수없이 진행되는 회의시간마다 조금만 더 건설적인 회의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회의가 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임해야 겠다는 생각을 또 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만약 이 100년 차가 회의실에 들어갔는데 가고자 하는 방향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면 100년 차의 전력은 분산되는 겁니다. 그 상태로 회의가 끝나고 '내일 다시!' 하게 되면 24시간 동안 25년 차는 25년 차의 머리를, 17년 차는 17년 차의 머리를 굴리겠죠. 다 각각의 방향을 가지고 나름의 생각을 할 겁니다. 그러나 다음 단계를 위해서는 같이 바라볼 한 지점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24년 차, 17년 차, 15년 차가 각자 머리를 굴리더라도 100년 차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건 소통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나가서 뭘 해야 할지 모르면 회의실을 나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회의가 끝날 때 쯤에는 제일 고참인 25년차인 제가 '오늘은 별 거 없으니 그냥 쉬자'라거나 '오늘은 꼭 이 주제를 발전시켜 보도록 하자'라고 방점을 찍어줍니다. 그래야 편히 쉬든, 버스를 타고 집에 가면서도 아이디어를 떠 올리든 할게 아니겠습니까? 소통만 잘 돼도 언제 어느 때 떠오를지 모르는 아이디어의 분산을 막고,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아무 말 없이 휙 나가버린다면, 남은 사람들은 뭘 해야 할지 모르고 갈팡질팡할 겁니다. 더 생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시간이 다 가겠죠. 괜히 야근이나 철야를 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말이죠. 그러니 방향을 정해주지 않은 채, 소통하지 않고 혼자 독단적으로 회의를 이끄는 건 죄악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역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글의 내용이 공감이 확 가고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딱 느낌이 옵니다.ㅎㅎ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소통이 잘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법륜 스님의 『엄마 수업』이라는 책에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는데, 아이들을 야단치지 말고 내 자신이 아이였을 때에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엄마들은 아이가 1등이 되길 원하고 우등생이 되기를 원하는데 본인은 그랬나요? 엄마 본인은 저러지 못했으면서 왜 아이한테는 강요를 하는 걸까요? 그걸 사랑이라고 말하는데 사랑이 아니에요. 집착일 뿐이죠. 아이 입장이 돼서 봐줘야 해요.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먼저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 말함과 동시에 어떤 문맥으로 해야 하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거에요. 여기에 힘을 싣기 위해서 지혜롭게, 생각을 디자인을 해서 말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소통을 잘하고 싶으면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역지사지, 문맥파악,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습관, 스케치를 할 때 형태를 잡는 데생이 필요하듯 자기 생각을 데생해야 해요. 연습하고 말을 만들어보는 거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리해보고, 어떻게 하면 내 말이 설득력이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소통을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7 Words Rule'과 '맥킨지 룰'을 소개합니다. '7 Words Rule'은 말하고 싶은 내용을 그림이 확 그려지도록 일곱 단어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맥킨지 룰'도 비슷한데 맥킨지에는 엘리베이터 룰이란게 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상사가 엘리베이터를 내리기 전에 말하고 싶은 내용의 요지를 상대방이 궁금해 하도록 설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연습이 필요한 기술들인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 Loving Earth
마지막으로 한 고등학생이 내신제에 대해서 쓴 글을 옮깁니다.
공책을 가져가 찢는 친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일곱에 피 말리는 전쟁을 경험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스로 뛰어내리게 하사 경쟁자를 물리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중앙일보 「고1의 반란... 내신전쟁 불만 폭발」(2005.05.03, 백일현, 이충형 기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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